2026년 병오년, 대한민국이 희망의 고삐를 움켜쥐어야 할 이유
2026년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띠의 해가 밝았다. 말은 예로부터 전진과 도약, 생동과 역동의 상징이었다. 그중에서도 병오년의 ‘붉은 말’은 정체를 거부하고, 머뭇거림을 떨쳐내며, 앞으로 나아가라는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새해의 문턱에서 이 상징은 지금의 대한민국을 향해 묻는다. 우리는 과연 다시 달릴 준비가 되어 있는가.
지난해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 국제 질서의 격랑, 사회 곳곳에 쌓인 갈등과 피로감은 국민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그러나 시간은 멈추지 않았고, 새해는 어김없이 우리 앞에 도착했다. 병오년의 아침은 그래서 단순한 새출발이 아니라, 멈춰 있던 발걸음을 다시 떼라는 시대의 요청처럼 다가온다.
송구영신의 끝에서 시작되는 질문
송구영신은 지나간 시간을 보내는 의식이자, 다가올 시간을 준비하는 다짐의 순간이다. 묵은해를 정리하지 못한 채 맞는 새해는 늘 불안하다. 반대로 성찰 없이 외치는 희망은 공허하다. 그래서 새해의 첫 질문은 언제나 같다.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지킬 것인가.
대한민국은 지금 변화와 지속의 갈림길에 서 있다. 무작정 달리기에는 체력이 소진됐고, 그대로 머물기에는 현실이 너무 가혹하다. 병오년이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방향을 바로 세운 뒤, 다시 힘차게 전진하라는 것이다. 이것이 붉은 말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상징적 요구다.
정체의 시간에서 전진의 시간으로
지난 몇 해 동안 우리 사회에는 ‘버텨내기’라는 말이 익숙해졌다. 견디는 것이 미덕이 되었고, 살아남는 것이 목표가 되었다. 그러나 한 사회가 오래 버티기만 할 수는 없다. 어느 순간에는 방향을 틀고, 속도를 올리며, 새로운 길로 나아가야 한다.
병오년은 바로 그 전환의 해가 되어야 한다. 전진은 무모함이 아니라 준비된 결단에서 나온다. 감정이 아니라 이성으로, 구호가 아니라 실천으로 나아갈 때 비로소 전진은 희망이 된다. 새해의 대한민국은 다시 ‘움직이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희망은 선언이 아니라 축적이다
새해가 되면 희망이라는 단어가 넘쳐난다. 그러나 희망은 말로 쌓이지 않는다. 희망은 신뢰가 쌓일 때 생기고, 약속이 지켜질 때 자란다. 작은 개선, 작은 성과, 작은 책임이 반복될 때 사회는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
정치는 신뢰를 회복해야 하고, 경제는 체감을 회복해야 하며, 사회는 연대를 회복해야 한다. 어느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다. 병오년의 희망은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조금씩 움직일 때 비로소 현실이 된다. 붉은 말은 혼자 달리지 않는다. 사회 전체가 같은 방향을 바라볼 때 그 힘은 배가된다.
6월 3일, 다시 민심이 방향을 정하는 날
병오년의 전진을 가늠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있다. 바로 2026년 6월 3일, 4년마다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다. 지방선거는 중앙정치의 부속물이 아니다. 주민의 삶과 가장 밀접한 행정, 복지, 안전, 지역경제를 책임질 일꾼을 선택하는 민주주의의 가장 생활적인 장치다.
지방자치는 구호가 아니라 생활이다. 도로 하나, 복지관 하나, 재난 대응 하나가 주민의 삶의 질을 좌우한다. 그럼에도 지방선거는 늘 상대적으로 관심에서 밀려나 왔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중앙정치의 혼란 속에서 오히려 지방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고, 지역의 선택은 국가의 균형과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변수로 떠올랐다.
공정한 선거, 올바른 선택이 전진의 출발점
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이자 시험대다. 공정하지 않은 선거는 결과 이전에 신뢰를 무너뜨린다. 병오년의 전진이 공허한 구호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선거의 공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도의 공정성뿐 아니라, 유권자의 태도 또한 시험대에 오른다.
올바른 인물 선택은 인기나 구호가 아니라, 책임과 검증에서 시작된다. 지역을 위해 무엇을 해왔는가, 위기 앞에서 어떤 판단을 했는가, 말과 행동이 일치했는가를 차분히 따져야 한다. 붉은 말이 제대로 달리기 위해서는 방향을 잡는 기수가 필요하다. 지방선거는 바로 그 기수를 선택하는 과정이다.
붉은 말이 상징하는 각오
말은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달리는 순간만큼은 앞을 향해 전력을 다한다. 병오년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각오는 바로 이것이다. 과거의 상처에만 머물지 말고, 책임을 회피하는 언어에 기대지 말며, 내일을 향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라는 주문이다.
각오는 거창할 필요가 없다. 각자의 자리에서 원칙을 지키는 것, 약속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 것,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하지 않는 것. 이런 일상의 각오가 쌓일 때 사회는 다시 속도를 낸다. 병오년의 전진은 영웅 한 사람의 질주가 아니라, 평범한 다수의 동행에서 시작된다.
갈등의 시대를 건너는 방법
오늘의 대한민국은 갈등의 피로가 깊다. 진영은 갈라지고, 언어는 거칠어졌으며, 타협은 약점으로 오해받는다. 그러나 말은 균형을 잃으면 넘어지기 마련이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어느 한쪽으로 쏠린 질주는 결국 추락으로 이어진다.
병오년의 전진은 속도보다 균형을 요구한다. 다른 생각을 적으로 돌리지 않고, 경쟁을 파괴가 아닌 발전의 동력으로 삼는 성숙함이 필요하다. 새해의 대한민국이 다시 품어야 할 덕목은 승리가 아니라 공존이다.
개인의 새해, 사회의 새해
새해는 개인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나는 어떤 자세로 이 시간을 건널 것인가. 불안에 휘둘릴 것인가, 아니면 준비된 마음으로 하루를 쌓아갈 것인가. 개인의 태도는 결국 사회의 방향을 만든다.
병오년의 새해는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믿음을 회복하는 시간이어야 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는 것이다. 하루 한 걸음씩 내딛는 전진이 결국 가장 먼 거리를 만든다.
다시 달릴 준비가 되었는가
2026년 병오년, 붉은 말띠의 해는 우리에게 선택을 요구한다. 주저앉을 것인가, 아니면 다시 고삐를 잡고 달릴 것인가. 희망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 각오는 외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것이다. 전진은 꿈이 아니라 책임이다.
송구영신의 문턱을 넘어선 지금, 그리고 6월의 중요한 선택을 앞둔 이 시점에서 대한민국은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우리는 어떤 나라로 나아갈 것인가. 병오년의 붉은 말이 힘차게 달릴 수 있도록, 이제는 국민 모두가 방향을 잡아야 할 시간이다. 새해는 이미 시작되었다. 그리고 전진은, 지금 이 순간부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