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어르신, 삶의 기록을 책으로 엮다

손소리복지관, ‘나만의 책 만들기’ 프로그램 성료… 작가로 거듭난 어르신들

배경희 기자

2025-08-29 08:28:43

 

 

 

 

청각장애 어르신, 삶의 기록을 책으로 엮다

 

[세종타임즈] 대전광역시립손소리복지관은 국립장애인도서관의 지원으로 진행된 「2025년 장애인 독서문화 프로그램」 ‘나만의 책 만들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총 11회에 걸쳐 복지관 내 손소리영상도서관에서 진행됐다. 난청이 있으나 수어를 주요 소통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는 청각장애 어르신들이 참여했으며, 이들은 각자의 삶을 글로 구성해 자서전 형식의 책으로 엮는 작업에 함께했다.

 

참가자들은 ‘나의 옛날 이야기’, ‘어릴 적 기억’ 등 주제를 바탕으로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 활동을 통해 자신만의 책을 완성했다. 

 

특히 마지막 회차에는 제작 발표회와 함께 복지관 내 미니 전시장이 마련돼, 어르신들이 직접 만든 책을 전시하고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여자 조영자 어르신은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담아낼 수 있어 매우 감사하고 행복하다”며, “힘든 일만 많았다고 생각했던 삶이었지만, 되돌아보니 소중하고 따뜻했던 순간도 많았음을 새삼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방홍연 어르신, 이숙자 어르신 등 다양한 참여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들이 담겼다. 반딧불이를 호박꽃에 담던 순수한 산골 시절의 추억, 6·25 전쟁의 참혹했던 기억까지, 세월이 켜켜이 쌓인 삶의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기록됐다.

 

은종군 관장은 “이번 프로그램은 어르신들에게 단순한 글쓰기 교육을 넘어, 자기 삶을 긍정하고 표현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했다”며, “앞으로도 청각장애 어르신들이 다양한 문화와 복지 서비스를 통해 삶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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