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타임즈] 충북 영동군 학산면 도덕리에서 발생한 화재를 주민 부부가 침착하고 신속하게 대처해 자칫 대형 산불로 번질 뻔한 위기를 막았다.
화재는 지난 3월 말, 강풍이 몰아치던 날 오후에 발생했다.
당시 집에서 휴식을 취하던 문영근 씨는 갑작스러운 정전을 겪었다.
주변 이웃에게 확인했지만 다른 가구는 정전이 되지 않은 것을 이상하게 여긴 그는 곧장 밖으로 나갔다.
그 순간, 집 뒷편 야산에서 강풍에 쓰러진 잣나무가 연쇄적으로 넘어지며 전선을 건드려 불꽃이 튀고 있었다.
불길이 퍼지기 시작하자 문 씨는 지체 없이 대빗자루를 들고 진화에 나섰고 함께 있던 아내 김혜숙 씨는 즉시 신고한 뒤, 근처 개울에서 양동이로 물을 퍼 날라 진화를 도왔다.
당시 전기가 끊겨 모터펌프가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부부는 당황하지 않고 불길을 빠르게 진압했다.
때마침 강풍도 일시적으로 잦아들어, 화재는 큰 피해 없이 진화됐다.
화재 현장은 산과 바로 인접한 지역이었기에 초기 대응이 늦었다면 대형 산불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문 씨는 “평소 같았으면 바둑 두러 복지회관에 나갔을 시간이었는데, 그날 따라 집에 머물렀다”며 “정말 우연이 큰 피해를 막은 셈”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용산면 부릉리 인근 한 비닐하우스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는 영동군 환경과 직원들이 산불 예찰 활동 중 발견해 신속하게 신고하며 진화됐다.
출동한 산불진화 헬기 2대와 소방차 2대, 경찰차 1대, 산불진화대 차량이 50여 분 만에 불길을 잡았고 비닐하우스 2동이 피해를 입었지만 산불 확산은 막을 수 있었다.
원인은 스마트팜 제어장치의 전기 누전으로 추정된다.
영동군은 최근 잇따른 산불 발생에 따라 지난 3월 27일 정영철 군수의 특별 지시로 △산불종합대책본부 운영 강화 △진화장비 사전 점검 및 현장 신속 투입 △산불 위험지역 집중 감시 △사찰·독립가옥 등 산불취약지 순찰 강화 등의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지역 주민과 공직자의 신속한 대응이 없었다면 큰 피해로 이어질 뻔했다”며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산불 예방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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