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와 이야기를 잘 나누던 아이도 사춘기에 접어들면 또래 친구들과의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기며, 자연스럽게 대화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 부모 입장에서 청소년 시기의 자녀는 품에 안고 있기에는 버거우면서도 놓아주기에는 걱정되는 존재일 수 있다. 이 시기에 열린 대화와 존중을 기반으로 한 소통을 하는 것은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자녀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스마트(SMART) 한 대화법을 활용해 보자.
S: Specific (구체적으로 대화하라)
자녀와의 대화에서 부모의 생각과 감정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애매하거나 추상적인 표현보다는 명확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너는 도대체 왜 그러니?”보다는 “네가 늦게까지 연락 없이 밖에 있으면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고 불안해”라고 표현하면 아이가 부모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M: Meaningful (의미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라)
대화의 시간은 부모가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시간이 아니라, 자녀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부모가 하고 싶은 말만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는, 자녀의 생각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아이가 진심으로 부모에게 공감받는다고 느낄 때, 더 깊은 대화가 가능해지고, 추후에도 대화의 시간을 갖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게 된다.
A: Affirmative (긍정적인 반응을 먼저 보여라)
아이와 의견이 다를지라도, 먼저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라. 얼토당토않은 말을 하더라도 그 말에 대해 긍정적으로 수용해 주도록 하라. “그렇게 생각했구나!”, “그럴 수도 있겠네” 같은 말로 아이의 생각을 인정해 주자. 그러면 아이도 자신의 생각을 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고, 이후 부모의 의견을 더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진다.
R: Reality (현실적인 규칙을 만들어라)
의욕이 앞서다 보면 지키기 어려운 것들을 약속하는 경우가 있다. 지키기 어려운 규칙을 세우면 오히려 규칙을 지키려는 의지가 약해진다. 처음부터 열정만 내세우지 말고 작은 목표부터 설정하자.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해"보다는 "하루 30분씩 집중해서 공부해 보자"처럼 실천 가능한 규칙을 정하여 성취하게 되면, 성취감을 느끼고 더 큰 목표에 도전할 동기가 생긴다.
T: Time-limited (마감 기한을 정하라)
중요한 대화일수록 즉각적인 결론을 내리기보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다시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 의견 차이가 있을 때 "이 문제에 대해 우리 3일 뒤에 다시 이야기해 보자"처럼 기한을 정하면, 서로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단, 너무 길게 미루면 대화의 기회를 놓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시점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춘기 자녀와의 소통의 핵심은 통제가 아닌, 사랑과 존중, 이해를 바탕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주는 과정이다. 부모가 먼저 귀 기울이고, 공감하며 대화를 이어나갈 때, 부모와 자녀 간의 사이는 더욱 깊어지고 단단해질 것이다.
◈조은지
동덕여자대학교 대학원 교육컨설팅 박사 수료중이며, ㈜타임 교육이사, 한국교육컨설팅코칭학회 상임이사, 한국평생교육융복합학회 상임이사, ㈜타임커뮤니케이션 대표와 ㈜타임 교육이사로 다년간 초, 중등 학생과 부모 교육을 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