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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조심 글조심 시대가 던져주는 교훈
스마트폰과 SNS는 이제 우리의 일상에 없어선 안 될 필수품이다. 하지만 우리는 손쉽게 주고받는 메시지 한 줄조차 사적인 대화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는 물론, 스마트폰의 음성 자동 녹음 기능까지 보편화되면서 사적 대화가 정치적 폭로나 협박의 도구로 악용되는 일이 일상다반사가 되어가고 있다. 최근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은 이러한 흐름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이제 누구나 말조심, 글조심을 해야 하는 현실을 직면하게 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정치 브로커 명태식의 카톡 유출 사건이다. 명태식은 대통령 부부와 나눈 대화 내용을 무단으로 공개하며 큰 파문을 일으켰다. 정치적 저의를 숨기고 있으나, 그 내용은 공갈과 협박의 성격을 띠며 대화의 무서운 힘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러한 행위는 특정 정치 세력의 공격 수단으로 사용되면서 정치권 전반에 불신을 키우고 국민들에게 정치적 피로감을 안겨주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또 국가안보실 신원식 실장이 특정 국회의원과 나눈 메시지가 유출되면서 정치적 논란은 더 가중되었다. 공적인 대화는 물론 사적인 대화조차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불안감이 국민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정치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대한민국 연예계에서 벌어진 사건이 바로 그 증거다. 대한민국에서 최근 몇 년간 발생한 가장 충격적인 SNS 채팅 유출 사건으로는 지난 2019년의 '버닝썬 게이트'와 연관된 유명 연예인들의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 스캔들이 있다. 이 사건은 빅뱅의 전 멤버 승리와 가수 정준영을 비롯한 여러 K-pop 연예인들이 불법적인 성폭력 영상 촬영과 공유, 성 접대, 약물 남용, 경찰과의 유착 등을 포함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사례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사건은 강남에 있는 클럽 '버닝썬'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을 조사하던 중 정준영의 대화방에서 불법 촬영물과 충격적인 대화 내용이 발견되면서 공개되었다. 연예인들은 이 대화방에서 불법으로 촬영한 영상을 공유하고, 여성들을 성적 대상으로 취급하는 대화를 주고받으며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해당 사건에서 연루된 연예인들은 개인 휴대폰을 통해 불법 자료를 유포하며 친구들 간에 이를 자랑스럽게 대화하였다는 점이 국민들의 큰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이 사건은 카카오톡 등 SNS를 통해 사생활과 불법 행위가 손쉽게 퍼져나가는 이 시대 커뮤니케이션의 위험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언급된다.
또 다른 관련 사례로는 고인이 된 모 연예인이 전 연인과의 관계에서 겪은 '리벤지 포르노' 사건이 있다. 전 연인이 그녀의 사생활 영상을 유출하겠다고 협박한 사건으로, 당사자는 이러한 문제를 대중에게 고발하며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웠다. 하지만 이 사건 이후 그녀는 사회적 비난과 개인적 고통에 시달렸으며, 결국 안타까운 선택을 하게 되었다. 이는 SNS와 모바일 기기 사용의 부작용이 사회적 문제로까지 확산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이다.
이러한 사례들은 대화와 기록이 손쉽게 유포될 수 있는 시대에서 사생활 보호와 윤리적 책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법적 규제 강화와 사용자 의식 개선의 필요성을 환기시켜 준다. 한 번 새어나간 정보는 결코 되돌릴 수 없다는 교훈을 준 것이다. 사적인 대화가 쉽게 유출되어 개인의 인생에 치명적 피해를 주는 사례는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수년 전 유명 연예인의 카톡 메시지가 유출되어 심각한 이미지 손상과 불필요한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지인과 나눈 대화가 대중에게 알려지며 그 연예인은 큰 정신적 충격과 더불어 오랜 시간 재기하지 못했다. 여기에다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는 그의 사생활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더욱 큰 낙인을 찍었다. 대화 한 줄이 일상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시대다.
법적으로도 SNS와 녹음된 대화의 악용은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법은 본인이 대화에 참여한 경우 녹음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이를 유포하는 것은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처벌이 사건 발생 후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실질적 억제력이 부족하다. 유출 피해자는 법적 처벌까지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그 과정에서 명예와 신뢰가 송두리째 훼손된다. 한마디로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라는 식이 되어 버린다. 법적 보호의 한계가 더 큰 문제다.
결국, 이러한 SNS와 메시지 유출의 문제는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스마트폰과 SNS가 발달할수록 그 심각성은 커진다. 언제든 사적인 대화가 공적 영역으로 끌려 나올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더욱이 SNS는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를 퍼뜨리기 쉬운 온상이 되어 여론을 혼란스럽게 하고 사회적 신뢰를 갉아먹는 부정적 도구로 변질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특정 후보나 정당에 대한 음해성 소문이 퍼지며 국민들의 불신이 깊어지고, 이는 결국 SNS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결국 개개인이 주의해야 하는 것은 물론, 정부와 기업이 프라이버시와 신뢰를 지키기 위한 전방위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정부와 기업은 SNS와 스마트폰의 정보 유출을 예방하고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에게 대화 녹음 기능을 비활성화할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하고 녹음 파일의 저장과 유통을 제한하는 방안을 도입할 수 있다. 또한, 허위 정보와 명예훼손성 메시지의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플랫폼 스스로 자율 규제를 강화하고, 법적 처벌을 강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아울러 SNS 사용에 대한 책임과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교육이 필수적이다. SNS는 단순한 소통 도구가 아니라, 개인의 명예와 사회적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임을 모두가 자각해야 한다. 특히 청소년과 젊은 층을 포함한 전 연령층이 SNS 사용 시의 책임감을 인식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순히 사적인 감정만으로 글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그 정보가 유통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 파장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고, 비판적 사고를 통해 정보를 받아들이는 태도를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말조심, 글조심은 이제 단순한 예의나 에티켓을 넘어 사회의 신뢰와 건강한 소통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되었다. 모두(冒頭)에서 언급한 사례들은 말조심 글조심 시대가 던져주는 교훈이자 반면교사(反面敎師)의 사례이다. 스마트폰과 SNS가 우리의 삶에 필수적인 만큼, 그에 따른 책임과 주의 또한 필수적이다. 정보화 시대의 어두운 면을 직시하고 대안을 마련하여 밝고 건강한 소통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진실 커뮤니케이션의 윤리가 될 것이다.
202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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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Adieu) 2022년이여!
2022년 12월 마지막 주간을 맞았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송년모임들이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운신의 폭이 참으로 좁았다. 코로나 19는 사회적 분위기를 얼어붙게 했다. 연말연시를 코로나가 점령했었다. 올해는 크게 달라졌다. 크고 작은 송년 모임들이 봇물 터지듯 펼쳐지고 있다. 코로나가 종식된 것은 아니지만 이제 코로나를 공포로 느끼는 의식은 사라졌다. 서서히 일상을 되찾는 모습에서 지긋지긋한 코로나 세상의 긴 터널을 벗어나고 있음을 실감한다. 2022년을 곧 떠나보내는 순간을 맞았다. 잦은 대설특보와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12월의 끝자락에서 지난해와 달리 통제와 규제의 사회적 분위기로 벗어나 모처럼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맛보게 한다.
돌이켜보면 2022년은 정권이 교체된 역사적인 해다. 지방자치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코로나가 극성을 부리는 가운데도 시대의 변화는 어김없이 찾아왔다. 다만 이런 정치적 지형의 변화는 아직도 멈추지 않는 정쟁과 반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 해를 마감하는 12월마저도 이른바 투쟁과 대립, 반목의 연속 선상에서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화물연대의 파업, 지하철과 시민을 볼모로 한 약칭 전장련의 끊임없는 어깃장, 여기에다 이태원 참사 후유증에 이르기까지 바람 잘 날이 없다. 좌우로 나누어진 대규모 집회는 주말마다 서울 도심을 장악하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 퇴진 구호까지 등장하고 있으니 그 실체가 자못 궁금하다. 촛불집회와 태극기 집회로 양분화된 좌우 세력 간의 싸움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이른바 겨울 강추위도 아랑곳하지 않는 동투(冬鬪)의 현장이 무서울 정도로 뜨겁다. 험난한 애국 애민의 길이다.
대장동 사건과 쌍방울 사건,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강제북송사건, 통계조작 의혹, 이태원 사고, 국회의원 뇌물 의혹사건 등 각종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았던 2022년이었다. 아직도 검찰의 수사가 한창이고 이태원 사고는 국정조사도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썩은 냄새가 진동하며 참으로 길게 끌어온 대장동 사건은 그 규모 면에서도 엄청난 내용이 검찰수사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5천억, 1조 규모 등등 나오는 말마다 경악하게 한다. 428억 뇌물 약속받고 대장동팀이 원하는 대로 특혜를 제공했다는 공소장 내용도 드러나고 있다. 성남시와 관련된 사건은 한두 가지가 아니라서 새롭게 폭로될 때마다 충격을 더할 것이다. 현재 수사 중인 사건들은 장기간에 걸쳐 이어져 오고 있다. 전 정권에서는 제대로 손도 대지 못하고 어물쩍하게 넘긴 것들이 많다. 관련자들이 줄줄이 소환되고 구속되는 것을 보면 이제 그 전모가 낱낱이 밝혀질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2023년 새해가 바통을 터치할 것으로 보인다. 탐관오리와 부패한 정치인들에 대한 법적 단죄와 퇴출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2022년은 그나마 법과 원칙이 회복되는 한해였던 것 같다.
저출산 고령사회의 심각한 문제는 이제 좌시할 수준을 넘어섰다. 대한민국의 미래동력을 무너트리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81명으로 역대 최저이고 OECD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 19의 장기화로 인해 이보다 낮은 0.77∼0.78 또는 0.72명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심지어 2025년에는 0.52명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정부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지난 2005년 9월 출범시켜 대처에 나서고 있지만, 그 실효성에는 아직도 의문부호가 찍히고 있다. 내년부터 만0세 부모에게 70만 원, 만1세 부모에게는 35만 원의 부모급여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출산장려정책을 시행한다. 내후년부터는 만 0세 월 100만 원, 1세 50만 원으로 오른다. 각 지방자치단체도 각종 출산장려책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도 저출산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15년 동안 380조를 쏟아부은 황당한 결과물이다. 여기에다 고령사회로 진압하면서 노인 문제도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추동력을 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 2022년은 이런 과제를 남기고 있다.
코로나 19의 장기화, 실업난, 경제난, 부정부패, 좌우대립, 불법 파업, 정쟁 등으로 얼룩진 2022년을 보면 대한민국에 산적한 많은 문제를 접하게 된다. 여기에다 고물가, 고금리, 저성장의 위험한 경제형태를 보인다는 것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다. 고물가 저성장의 모순된 경제 흐름은 민생파탄을 초래할 수 있다. 앉은 자리에서 월급이 줄어드는 역효과가 발생한다. 직장인들은 실제 물가가 오르면서 실질소득이 줄어드는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특히 고금리 행진을 거듭하고 아파트값이 폭락하면서 심각한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세종시가 4.16%가 하락해 인천에 이어 전국 두 번째를 기록했고 그 뒤로 대전(-3.21%), 대구(-3.05%) 순이다. 서울(-1.06%)은 송파가 6.30% 떨어져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세종시에는 반 토막 난 아파트도 등장하고 있다. 가파르게 하향곡선을 그려나가면서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9년 만의 하락 전환이다. 벌써 미분양아파트도 속출하고 있다. 매매와 전세 모두 비상이다. 2022년은 빚으로 집을 산 사람들이 밤잠을 설치는 그런 한해로 기록될 것이다. 새해에도 이 여파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아쉬움이 너무나 많은 2022년이 어김없이 역사 속으로 향하고 있다. 흑호의 해 호랑이와 같은 기상으로 마음껏 포효하리라는 새해 다짐도 다사다난이라는 말 속에서 묻히고 있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이 순간을 딛고 서서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반성하며 무엇을 아쉬워하고 있는지 모두의 마음이 자못 궁금하다. 각박한 세상사에 휘둘리며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나름대로 고군분투를 해왔을 것이다. 다시 오지 않을 2022년을 마감하는 주간에 지나온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갈 것이다. 희로애락이 교차하는 삶의 여정에서 상처를 받고 고통스러운 순간도 경험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다사다난이다. 이제 잊을 건 잊고 좋은 기억과 추억만을 남기고 2022년을 떠나보내야 한다. 아쉬운 이별의 순간이 어김없이 다가오고 있다. 함께 했던 2022년이여 정말 고맙다. 아듀 2022년이여!
2022-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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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2022년이 저물고 있다
2022년 임인년이 서서히 저물고 있다. 검은 호랑이 흑호의 해가 지나고 2023년 계묘년 흑토끼의 해를 향하고 있다.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이 남은 탓인지 대설주의보가 내리고 겨우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흰 눈으로 뒤덮인 산하의 풍광을 모처럼 보게 되는 것 같다. 이런 연말에 코로나 풍속도도 많이 달라졌다. 지난해 통제 속에서 보내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 저무는 2022년을 아쉬워하는 송년 모임이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완전히 종식된 것은 아니지만 우리네 일상은 평상을 되찾고 있다. 다만 마스크만 쓸 뿐이다. 식당, 커피숍, 다중집합장소 등 모든 곳이 코로나의 공포로부터 탈출하고 있다. 이제는 감기 정도로 치부하는 시대로 접어든 듯하다. 하지만 여전히 백신 접종은 계속되고 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우세 종인 오미크론 BA.5 변이에 맞게 개발된 BA.4/5 기반 2가 백신 동절기 추가 접종이 시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도 하루평균 6만5천여 명 수준으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1월 20일 최초 발생 이후 전국적 누적 확진자는 이미 2,800만 명을 넘어섰다. 국민 절반 이상이 코로나에 감염되었던 날은 2022년 11월 9일이었다. 이제는 단계적 일상회복인 위드코로나로 코로나 공존의 시대를 맞았다. 아예 실내마스크 의무를 완화하자는 논쟁도 나오고 있다.
3년 만에 크게 달라진 것은 사회적 분위기다. 각종 행사와 축제, 결혼식도 차질이 없이 진행되고 있다.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집회도 아무런 규제 없이 열리고 있다. 어린이 유치원도 학부모들을 초청해 각종 발표회를 갖고 있다. 스포츠경기에도 관람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서울에서는 주말이면 이런저런 대규모 집회가 수시로 열리고 있다. 지난달 20일에는 대구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10만 명이 넘는 종교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코로나는 존재하지만 이제 그다지 의식하지 않고 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사실 그동안 일상을 통제당한 지긋지긋한 코로나로 지칠 대로 지친 국민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가 마스크 세상에서 살았다.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그랬다. 하지만 이제 유럽이나 미국 등지는 마스크를 아예 쓰지 않고 있는 곳이 많다.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의 모습을 보면 마치 코로나 사태가 언제 있었느냐 할 정도의 관중 모습이다. 분명 코로나의 공포는 사라졌다.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 함께 공존할 뿐이다. 이런 변화의 시대를 2022년은 12월에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달라지지 않은 것은 있다. 이른바 정쟁이다. 어찌 된 영문인지 우리나라 정치는 협치와는 거리가 먼 것 같다. 수준이 낮은 정쟁과 싸움은 늘 멈추지 않고 있다. 국익을 위한 것이라면 그래도 봐 줄 만하지만 늘 치졸한 정쟁의 연속이다. 아군인지 적군인지 모를 정도로 자중지란을 일으키는 여당과 야당의 정치 행각을 보면 이들 정치인이 무슨 이념과 철학을 갖고 함께 모여 정치집단을 이루고 있는지 참으로 의아하다. 이른바 정체성이 모호한 사람들이 틈만 나면 치고받고 난리다. 증오의 정치, 미움의 정치, 반목의 정치가 판을 치고 있다.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극심한 경제난으로 힘들게 사는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말로만 국민이다. 나라의 추진 동력을 되살리고 국민의 행복한 삶을 보장하려는 정치적 노력은 온데간데없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에도 불법으로 얼룩진 화물연대 파업은 엄청난 피해를 가져왔다. 올해 두 차례 10조 4천억 원의 총 피해 규모라고 한다. 꼭 이렇게 해야만 하는지 모르겠다, 차제에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이런 뼈아픈 교훈을 던져준 2022년 12월이기도 했다.
어려운 시기를 거치면서 국민이 느끼는 것은 정치개혁이 절실한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이다. 올해 정권도 교체되고 지방자치 권력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정치는 발전적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다. 퇴행의 길을 걷고 있다는 지적이 거세다. 특히 국회가 그렇다. 의회민주주의를 하고 있는지 아니면 다수당의 일당 독재를 하고 있는지 국회의 모습은 국민 실망 그 자체다. 사사건건 부딪치며 정쟁을 일삼고 있다. 무엇 하나 제대로 합의를 해내는 것을 보기 힘들다. 야당이 다수당이고 여당이 소수당이라는 점 때문인지 툭하면 파행을 일삼고 있다. 국민을 위한 예산을 갖고도 그렇고 반도체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인력 인프라 구축에도 몽니가 자리를 잡고 있다. 법인세 인하를 놓고도 마치 부자 기업들을 위한 것인 양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여기에다 정치인들의 부패사건이 끊이질 않고 터지고 있다. 뇌물수수혐의로 체포동의안까지 국회에 접수되어 있다. 앞으로도 더 나올 것 같다. 썩은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정치지형이 요동칠 것이다. 특히 면책특권 뒤에 숨어서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국회의원에서부터 뒷돈 챙기는 국회의원, 각종 개발 비리 의혹에 연루된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에 이르기까지 추한 모습들이 참으로 목불인견이다. 정치개혁, 국회 개혁에 대한 국민의 목소리가 하늘을 찌른다. 늘 그 나물에 그 밥인 정치판이나 인물이 아니라 새로운 정치판과 새 인물의 등장이 절실한 이유다. 지금 같은 정치는 민주주의 정치가 아니다. 지금 같은 국회의 모습은 구태의연하기 짝이 없다. 도무지 감동이 없다. 국회의석수를 100석으로 줄여야 한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한해를 끝나가는 시점에서조차 내년도 예산안 처리의 법정시한마저 어겼다. 이런 퇴행의 정치가 법을 다루는 국회에서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세상이 변하고 있는데도 대한민국의 국회나 국회의원들은 우물안에 개구리 같은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2년 12월을 보내면서 보게 되는 대한민국 정치 자화상이다.
그나마도 12월에 국민에게 감동을 준 것은 월드컵 16강 진출이었다. 드라마 같은 역전극을 이루면서 대한민국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태극전사들의 투혼은 감동 그 자체였다. 밤잠을 설치면서 응원의 열기가 뜨거웠다. 강호 포르투갈을 꺾고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한 대한민국 태극전사들의 투혼은 많은 교훈은 던져주었다. 손흥민 선수 등 우리나라 선수들이 똘똘 뭉쳐 이루어낸 승리는 정말 값진 것이었다. 이래저래 지친 국민에게 12월에 귀한 선물이 되었다. 마치 2002년 월드컵이 돌아온 듯한 감동의 순간이었다. 화물연대의 파업을 초라하게 만든 국민 영웅들의 드라마였다. 이런 12월도 보냈다. 10월 29일의 이태원 참사가 국민을 슬프게 했다면 이런 아픈 마음을 태극전사들이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로 위로했다. 올해의 감동은 비단 축구만이 아니다. 한국 방산에서도 이뤄냈다. 40조 규모의 폴란드 방산 수출의 가시화로 K-방산의 위용을 과시했다. 가성비나 신속한 공급 체계가 미국 독일의 무기를 제쳤다. 한국 방산 수출은 현재 8위지만 앞으로 5위를 바라보고 있다. 여기에다 사우디 빈살람 왕세자가 방한해 40조 규모의 대형프로젝트를 우리나라에 풀었다. 대형호재다. 이런 감동의 드라마가 펼쳐진 2022년은 희비의 쌍곡선이 교차한 한해였던 것 같다.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격동의 2022년이 불과 10여 일 남았다. 이제 한해를 잘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해야 한다. 고통스럽고 힘들었던 기억을 떨쳐버리고 아름답고 귀한 추억을 간직하며 새해를 맞이해야 한다. 더 나은 내일과 더욱더 희망찬 미래를 향하여 달려가야 한다. 2022년을 보내는 마지막 달 12월이 아쉬운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복합적인 요인이 작동하고 있지만, 부동산값 폭락에서부터 물가인상, 고금리 등 어느 것 하나 마음 편할 날이 없는 서민들의 삶은 한해의 끝자락에서도 지속하고 있다. 2022년은 모든 면에서 난세였던 것만큼은 사실인 것 같다. 비정상과 부정부패 측면에서 더욱 그렇다. 한 해가 저물고 있음을 모두가 체감하듯이 각종 송년 모임이 3년 만에 봇물 터지듯 이곳저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비록 힘든 한해였지만 이런 모든 것을 되돌아보며 떨친 것은 모두 떨쳐버리고 알찬 마무리로 2023년 새로운 출발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2022-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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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
세계 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가져온 진통이다. 세계 곡물 가격에서부터 국제유가, 건축자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물가앙등의 영향을 가져왔다. 우리나라 소비자 물가도 벌써 심상치 않다. 소비자 물가지수가 상승곡선을 다시 그리고 있다. 금리도 고금리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달 들어 물가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소비자 물가가 내년 1분기까지 5%대, 개인 서비스물가는 당분간 6%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 갈 것이라는 전망을 했다. 인플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 연간 상승률은 5.7%로, 지난 7월(6.3%) 정점을 찍은 뒤 8월(5.7%)과 9월(5.6%) 낮아졌다가 석 달 만에 다시 반등했다.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성장 둔화와 가계부채 증가, 채권시장의 자금 경색 등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주식과 부동산 수요 위축도 현실화하고 있다.
11월 기준 한국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5.7%로 전년 대비 0.1%가 상승했다. 지난 7월 6.3%로 정점을 찍었나 싶던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둔화세에서 반전했다. 석 달 만인 지난달 다시 상승 폭을 키우면서 서민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최근 물가 상승 폭 확대는 국제유가나 식료품·곡물 가격 급등보다 하방 경직성이 높은 서비스물가 상승이 주요인이라는 점에서 한국은행이 우려하는 인플레이션 부담이 더 크다. 정부는 본격적인 겨울철을 앞두고 김장을 포함한 계절 수요 품목의 물가 잡기에 안간힘을 쓰지만, 서비스물가의 지속적 상승세는 멈추질 않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서비스물가다. 개인 서비스 물가는 10월은 전월과 같은 6.4%로 1998년 4월의 6.6% 이후 최고점을 유지했다. 개인 서비스 중 외식물가는 8.9% 올랐다. 치킨(10.3%)이나 생선회(9.2%) 물가가 전월과 마찬가지로 높은 상승세를 그렸다. 보험서비스료(14.9%), 공동주택 관리비(5.4%) 등 외식 외 개인 서비스도 4.6% 올랐으며 공공서비스 중에는 국제항공료가 20.0% 뛰었다. 개인 서비스 물가가 올해 들어 심상치 않은 상승세다. 개인 서비스 물가상승률은 작년 10월 2.7%에서 올해 9월 사이 약 2.4배로 올랐다. 외식물가는 같은 기간 3.2%에서 거의 3배가량 뛰었다. 실제 외식 가격은 품목을 가리지 않고 줄줄이 오르고 있다. 관계기관에 따르면 서울 지역 김밥 한 줄 가격은 평균 3046원(9월 기준)으로 올해 들어서만 10%가 뛰었다. 삼계탕 한 그릇은 1만5462원으로 8%, 비빔밥은 9654원으로 5%가 올랐다.
겨울철 수요가 증가하는 전기·가스·수도 요금도 불안 요소다. 10월에는 전기·가스·수도가 23.1% 올라 해당 품목의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0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도시가스요금이 36.2% 올랐고, 전기료(18.6%)와 지역 난방비(34.0%)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국내 전기요금은 지난달부터 1kwh당 7.4원 인상됐다. 정부는 국제유가·곡물가 상승세가 정체된 와중에도 근원물가가 뛰는 현상을 특히 염려한다. 물가가 유가 같은 대외 변수가 없어도 추세적으로 오르는 분위기가 한층 뚜렷해져서다. 물가의 기조 흐름을 나타내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물가지수는 지난달 4.8% 올라 전월(4.5%)보다 상승 폭을 확대했다. 2009년 2월 5.2% 이후 1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6.5% 올라 전월 상승률(6.5%)과 같았고 10월까지 올해 누계 물가상승률은 5.1%로 상승했다.
경제계 일각에서는 물가 급등에 가계 실질구매력이 줄며 소비가 위축될 수가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근로자 급여보다 물가가 오르는 속도가 더 빨라졌다. 상용근로자 1인당 정액 급여는 1년 새 5.0% 오르는 데 그쳐 물가상승률(5.7%)에 따라잡혔다. 그나마 전체 임금에서 초과·특별급여를 뺀 정액 급여분만 놓고 보면 상승률이 4.4%로 더 낮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의 긴축기조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행보가 지나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고금리 행보가 가져오는 시장 상황이 건설경기와 주택시장에 충격적으로 다가서고 있다. 미분양아파트 속출에다 아파트 등 부동산값의 급속한 하락 등 많은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이제 시작이라는 느낌이다. 분양을 기다리는 재개발현장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일부 분양아파트는 돈을 주면서까지 미분양 물량을 처리하는 사태를 빚고 있다. 신규아파트는 입주자들의 기존 아파트가 팔리지 않아 30% 이상이 입주를 미루는 곳도 생겼다. 동맥 경화현상이 극심하다. 경제의 순환구조가 비정상적인 흐름도를 보인다. 고금리 고물가에다 소비심리 둔화 현상까지 겹치면서 경기침체로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7%대를 기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스태그플래이션(stagflation)의 공포가 다가서고 있다. 고물가 저성장의 기형구조이다.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물가는 오르는데 화폐가치는 떨어져 시장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 붛황에 따른 전반적인 수요감소에다 에너지 대란과 물류대란, 주요 원자재 등 물가 가격 상승이 문제다. 이른바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의 3고 현상까지 겹쳐 한계상황에 노출된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들이 생존의 기로에 섰다.
지금 이처럼 위기상황인데도 정치권은 정쟁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최근 화물연대까지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문제로 총파업에 나서 물류대란을 빚고 있다. 이래저래 구석구석의 경제 상황이 말이 아니다. 금융과 세제 지원, 물류 지원, 원자재 공급망 안정화와 인력 수급난 완화, 납품단가 연동제 등 중소기업 경영 어려움 해소를 위한 종합적인 지원책 등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 곳곳에서 벌써 스태그플레이션의 위기감과 불안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서민경제를 위협하는 소비자 물가의 불안정은 경제 현상의 잣대라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등 가려운데 발바닥 긁고 있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침체의 늪에 빠진 현실경제에 대한 냉엄한 진단과 대책이 나와야 한다. 자칫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황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지금이야말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모두의 단합된 노력이 절실하다.
2022-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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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오패스를 말한다
각종 사회 문제를 야기하는 흉악 범죄나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정신질환 유형에 소시오패스(sociopath)라는 것이 있다. 가끔 언론에 회자되면서 비정상적인 인물들에 대해 이를 적용시키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인성문제와 더불어 상식을 벗어나는 행동을 하는 인물들이 그 대상이다. 흉악범죄를 저지르고도 아무런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인면수심의 범죄자들이 여기에 속한다. 사실 같은 듯 다른 두 가지가 바로 소시오패스(sociopath)와 사이코패스(Psychopath)이다. 쉽게 말하면 전자는 후천적이고 후자는 선천적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소시오패스와 사이코패스는 둘 다 반사회적 인격 장애로 닮은 듯 다른 질환인 것이다. 또 소시오패스는 환경적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졌고 사이코패스는 뇌의 이상이나 유전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사회적 인격 장애자를 뜻하는 소시오패스(sociopath)란 사회를 뜻하는 소시오(socio)와 병리 상태를 의미하는 패시(pathy)의 합성어이다. 특히 나쁜 짓을 저지르면서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사이코패스는 역시 반사회적 인격 장애로 자신의 행동에 죄책감이 없고 타인에게 동정심을 느끼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다만, 사이코패스는 선천적으로 충동적이고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기질로 태어나 공감 능력의 결여로 범죄나 잘못된 행동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반면 소시오패스는 잘못된 행동이란 것을 알면서도 반사회적 행위를 한다.
여기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것은 바로 소시오패스다. 소시오패스는 정상인의 기질로 태어나지만 유년기 시절이나 사회생활 중 결핍요인에 의해 성격장애를 갖게 되는 경우다. 이들은 계산이 빠르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하는 행동에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또한 감정 조절이 뛰어나 평소 일상생활에서는 평범한 얼굴로 자신의 감정을 철저히 숨긴다. 소시오패스는 전 인구의 4%라고 알려져 있다. 주변 25명 중에 1명은 소시오패스인 것이다. 소시오패스 중에는 상류층 인사와 유능한 직업인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인물이 히틀러다.
소시오패스(sociopath)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무엇보다 나쁜 짓을 저지르며 이에 대해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사람을 뜻한다. 특히 소시오패스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매력적이라 호감을 쉽게 얻는다. 하지만 이들의 공감은 정서적 공감이 아니라 인지적 공감이다. 다른 사람을 위해 쓰이지 않고 오직 자신을 위해서만 사용된다. 이에 주변 사람을 조종하며 착취하는 기생적 인간관계를 맺곤 한다. 또한 거짓말을 하는데 능숙하다. 일반인은 양심이 있기 때문에 들통날까봐 긴장하지만, 소시오패스는 양심이란 사전 속 단어이기에 일말의 망설임 없이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할 수 있다.
사이코패스는 선천적 기질이라 그렇다고 해도 소시오패스는 정말 사회의 암적인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양심의 가책이 없기 때문에 무슨 짓을 해도 천연덕스럽기 짝이 없다. 각종 살인사건을 통해 볼 때도 그렇다. 보험금을 타기 위해 저지른 천인공노할 범죄를 비롯해 존속살인 사건, 각종 방화사건 등등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사기를 치는 사람들이나 없는 사실을 꾸며 다른 사람들을 음해하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비정상적인 행동의 인물들 속에서 소시오패스의 모습이 보인다. 심지어 해외에서 같은 나라 사람이면서도 교묘하게 접근해 우리나라 사람들을 속여 등쳐먹는 사람들도 마찬가지 부류이다. 중국 등 해외에서 조심해야할 사람의 1호가 한국 사람이라는 사실은 웬만한 사람들은 이제 다 아는 사실이 되어버렸다.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타인의 고통을 아랑곳하지 않는 자들의 모습을 볼라치면 인면수심(人面獸心)을 보게 된다. 다양성을 떠나 악질적인 행위로서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 대한민국 사회가 이처럼 혼돈스럽다. 내로라하는 정치지도자란 사람들이 각종 범죄에 연루되어 검찰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다른 사람들 같으면 벌써 영창에 있을 법도 한데 그렇지 않은 것을 보면 끗발이 좋긴 좋다. 문제는 사건이 존재하는데 당사자들은 한결같이 아니라는 것이다. 무슨 묵언수행(默言修行)하듯이 회피하거나 아니면 동문서답을 하면서 딴전을 부리는 모습이 참으로 가관이 아닐 수 없다. 마치 억울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 핍박을 받는 사람 행세를 하면서 모든 잘못은 다른 사람에게 있는 양 호도하고 있다. 자신은 떳떳한데 다름 사람들이 죄를 덮어씌우려 하고 있다는 듯이 동네방네 언론사마다 쫓아다니며 빈 수레처럼 요란을 떨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전 현직 정당대표들이 각종 범죄에 연루되어 검찰과 경찰의 소환을 받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국민적 스트레스다. 본인들은 마치 핍박을 받고 있는 것처럼 출두를 하느니 마느니 하면서 무슨 전쟁을 치를 듯이 요란을 떨고 있지만 이는 요란을 떨 일이 아니다.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면 떳떳하게 조사에 임하고 결백을 밝히면 된다. 대한민국에는 엄연히 법이 존재한다. 법대로 하면 된다. 밖에서 매화타령만 해서는 근본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국가 공권력이 할 일이 없어 죄도 없는 사람을 오라 가라 할 것인지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우리 대한민국 사회가 비정상이 정상인양 돌아간다면 그것은 큰일이다. 이런저런 일로 벌써 사람이 한두 명이 세상을 떠난 것이 아니다. 왜 멀쩡한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겠는가를 남아 있는 사람들이 답을 해야 한다. 범죄를 저지르고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있다면 이는 앞서 말한 소시오패스의 전형이다. 잘못을 하고도 양심의 가책은커녕 교묘한 거짓말로 본질을 호도하려는 행태를 보인다면 이 역시도 소시오패스다. 지금 국민들은 정치권에서 보여주는 정치지도자들의 행태가 정신적인 문제인지 아니면 정치적 탄압인지를 지켜보고 있다.
언론들도 마찬가지다. 본질을 호도하는 언론의 행태는 국민을 기만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정치적 이념이나 좌경의 문제가 아니다. 언론은 팩트를 갖고 정론직필을 생명으로 삼아야 한다. 조작적으로 여론을 호도하는 언론은 이미 언론이 아니다. 그것은 사이비언론에 지나지 않는다. 국민을 속이는 언론은 이미 언론의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퇴출되어야 마땅하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언론도 소시오패스 언론에 다름 아니다. 언론과 정치, 사회, 경제 모든 면에서 무엇인지 늘 1인치가 빈 채 돌아가는 한국사회의 모습을 볼라치면 인성교육이나 준법교육이 다시 강화되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작금의 대한민국 사회의 정치지도자들의 형사사건 문제는 앞으로 소시오패스를 보게 되는지 아니면 탄압받는 모습을 보게 되는지 둘 중의 하나는 분명 보게 될 것이다. 그 이유는 너무나 많은 말들과 행동거지로 진실게임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종국에는 남아일언중천금(男兒一言重千金)이라는 옛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구나하는 깨달음도 분명 던져줄 것이다. 국민들은 그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2022-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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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사각지대와 사후약방문
생활고와 투병에 지쳐 수원의 세 모녀가 세상을 등졌다. 60대와 40대 모녀들이다. 암과 희귀병, 그리고 생활고에 복지서비스는커녕 세상에 그 흔한 도움의 손길도 없었다. 유서를 남기고 절망 속에서 세상을 마감하는 그 고통의 순간이 참으로 참담하고 눈물겹다. 세계 무역대국 9위, 10위권 경제대국을 자랑하는 이른바 선진국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오늘날의 모습이다. “아프리카를 돕자! 필리핀을 돕자!”하면서 방송에는 연일 비참한 외국아이들의 모습이 화면을 통해 등장한다. 이들을 향한 사랑이 정작 내 나라 내 이웃에는 왜 미치지 못하는 가를 생각할 때 무엇인가 모순덩어리를 보는 듯하다. 복지사각지대에서 암울한 삶을 살아가는 위기가정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그동안 이런 유사한 비극적 사건이 한 번 두 번이 아니었다. 그 때마다 복지사각지대를 발굴해 지원한다며 난리를 피웠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모두가 그렇다. 그동안 무엇을 하다가 뒤늦게 호들갑인지 묻고 싶다. 사후약방문 행정과 뒷북행정에 복지 분야를 따라갈 분야가 없는 것 같다. 복지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복지행정은 있으나 체감복지는 탁상에만 있을 뿐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4일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단전, 단수, 건강보험료나 장기 체납, 금융 연체 등 34종의 위기정보가 입수된 이들 숫자는 약 544만 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복지부가 선별한 위기가구 발굴 우선순위 명단은 12만3,000명,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활용하는 인원이 8만2,000명이다. 정부는 수원 세 모녀 사망 사건을 계기로 거주지가 불분명한 위기가구를 실종자에 준해 소재를 파악하기로 했다. 경찰이 아동, 치매 노인, 정신장애인 등을 법적 근거에 의해 소재를 파악하는 것처럼 위기가구도 관련 법적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다. '복지 사각지대 발굴 관련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현 시스템의 문제점에 대해 전문가 의견도 청취했다.
이미 각 기초지자체 중 95.2%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을 위해 '찾아가는 보건복지팀'을 설치했다. 그러나 인력은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54%만 충원된 상황이다. 그나마 코로나19 위기가 발생하면서 찾아가는 보건복지팀에 배치됐던 간호 인력이 코로나19 대응 업무 쪽에서 많이 배치돼 있다. 정부는 복지전문가 간담회의견을 토대로 행정안전부, 경찰청,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 협업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 발굴·지원 개선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한다. 하지만 탁상행정에 그치고 임시방편에 그친다면 비극의 악순환은 거듭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수원 세 모녀 사건은 8년 전인 지난 2014년도 서울 송파구 석촌동의 단독주택 지하에 세 들어 살던 세 모녀 자살사건과 너무나 유사하다. 당시 세 모녀는 60세와 30대 모녀 일가족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건이다. “정말 죄송합니다.”란 메모를 남겼다. 큰딸의 만성질환과 실직으로 인한 생활고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이번 사건도 어쩌면 이렇게 유사한 사건인지 참으로 안타깝다. 당시에도 복지사각지대를 발굴해 돕는다며 난리를 피웠다. 요란한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리고 마치 복지사각지대를 단숨에 없애버릴 것 같은 전시행정이 펼쳐졌다. 지난 2015년에는 실직한 가장이 서초동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후 도주하다 체포된 충격적인 사건도 발생했다. 상대적 빈곤이 불러온 비극적인 사건이다.
우리 사회에는 잠재되어 있는 위기가정이 너무나 많다. 기초생활수급자들은 늘 복지정책의 보호벽에서 살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위기가정들은 수원 세 모녀나 송파 세 모녀사건처럼 사면초가의 어려움에 처해 있다. 사실 빚으로 사는 가정들이 너무나 많다. 불안정한 직장도 마찬가지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직장에서 가족의 생계를 이어가는 가장들의 고통이 곳곳에서 목도된다. 겉으로만 아무렇지 않은 듯 살고 있지만 톡 건들면 터질 것 같은 가정이 잠재되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풍요로울 것 같은 대한민국의 상황은 이미 빈익빈 부익부의 경제구조로 향하고 있음도 알아야 한다. 쉽게 말해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이다. 기본적인 경제력을 갖지 못한 계층들은 늘 불안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보면 된다. 한때 잘 나가던 사람들도 그런 세상이다.
여기에다 시골이나 중소도시, 대도시 할 것 없이 외국인 근로자들이 판을 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의 일자리를 남의 나라 사람들이 와서 차고 앉아 있으니 그만큼 우리 국민들은 힘들 수밖에 없다. 이른바 3D업종이라고 해서 기피업종이라고 하지만 우리 국민들이 일을 기피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어느 때부터인가 이런 기형적인 일자리 구조가 들어서면서 우리 사회와 경제는 불균형과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불안한 사회와 불안정한 경제상황이 소외계층과 취약계층을 양산하고 위기가정으로 내몰고 있다.
심지어 행정안전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해 대한민국의 1인 세대가 946만1,695가구로 급증해 전체 주민등록인구의 40%를 넘어서고 있다. 1,000만가구가 나 홀로 사는 가구이다. 특히 70대가 가장 많다. 불안정한 가구형태가 아닐 수 없다. 질병에서부터 정신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정상성을 벗어나고 있다. 물론 국민기초생활보장법(약칭 기초생활보장법)이 가장 획기적으로 변화된 계기는 송파 세 모녀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른바 세 모녀 법으로 불리는 개정법이 제정 시행되어 왔다. 그런데도 이런 유사한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허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기초생활수급자 위주의 정책이 낳은 결과이기도 하다. 재난지원금을 줄때도 그래왔다. 어려움에 처해 있는 위기가정들이 이를 넘보지도 못했다.
정부가 수원 세 모녀 사건을 계기로 복지 사각지대 발굴·지원 체계 전반을 점검하고 사회보장정보시스템에 수급 이력 없는 주거지 미상 위기가구도 유관기관과의 정보연계 등을 통해 끝까지 찾아내어 지원토록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허겁지겁 이것저것 처방전을 내놓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시들해져 온 것이 지난 과거의 복지행태이다. 사후약방문이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국민들은 지금 세 모녀의 비극에 고통의 눈물을 짓고 있다. 1인 가구를 포함해 유사한 상황을 겪고 있는 가정들도 더더욱 그렇다. 모든 정책과 행정이 구호에만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세 모녀를 추모하기 위해 빈소에 시민과 정계인사 등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뒤늦은 관심과 추모는 뭔가 개운치 못한 여운을 남겼다. 국민들이 이런 고통으로 세상을 떠나고 있는데도 정치인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눈만 뜨면 권력 다툼과 갈등, 대립에 혈안이 되어 있다. 나아가 불법과 탈법, 비리로 이전투구를 일삼고 있다. 등 가려운데 발바닥을 긁고 있다. 참으로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송파 세 모녀 사건에 이어 8년 만에 다시 발생한 수원 세 모녀 사건은 우리 사회의 모진 환경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이다. 법이 없거나 예산이 없어서가 아니라 이를 운영하는 주체들이 국민을 위한 진정한 눈물과 헌신적 봉사자세가 결여된 때문이다. 곳곳에 복지단체가 즐비하고 복지재단이 들어서 있다. 복지관 등에는 지원 예산과 후원이 넘치는데도 빈익빈부익부 복지로 고통 받는 국민들이 위기 속에서 세상을 등지는 비극이 잇따르고 있다. 전면적인 대수술이 시급하다. 복지재단을 없애고 복지관도 정리하고 복지체계를 전면 개편해 복지예산이 실제 어려운 이웃, 소외받는 사람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예산 중에 가장 많은 것이 복지예산이다. 올해 복지예산은 교육과 고용분야를 포함해 무려 200조가 넘는다. 하지만 100원을 주면 90원은 인건비 등 각종비용으로 중간에서 없어지고 마지막에는 10원만 돌아가는 복지정책은 허상일 수밖에 없다. 복지 분야의 정리정돈 없이는 진정한 복지정책이 위기가정에 제대로 투영될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복지시스템은 곧 직거래장터와 같은 실질적인 복지직거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송파에 이은 수원 세 모녀사건이 뼈아픈 교훈으로 던져주고 있다. 말로만 복지사각지대근절이란 사후약방문격인 탁상복지행정은 이젠 그만 멈춰야 할 때다.
2022-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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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과 윤리의식
대한민국의 공직자들은 국민 앞에 나서면 기본적으로 윤리강령을 준수하도록 되어 있다. 공무원은 물론 법관, 기자, 정당인 등에 이르기까지 윤리강령을 준수하도록 명시하여 이를 윤리의식과 도덕적 기준을 삼고 있다. 이는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청렴한 공직사회 풍토를 조성하여 국민을 위해 막중한 책임과 사명감을 갖고 바르게 일하라고 하는 지침서에 다름 아니다. 기자들도 취재활동으로 얻은 정보를 이용하여 사적 이익을 취하지 않고 공인으로서 윤리, 도덕적 규범에 벗어난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윤리강령이 있다. 입법과 사법, 행정 등 그 어느 부처에서도 윤리강령은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청렴하고 올바른 공직자상을 정립하여 국민들에게 모범을 보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바로 공인이자 선출직 공무원, 국회의원, 정당인 등 모두가 대상이다. 높은 도덕성과 윤리의식이 강조되는 이유는 바로 우리 사회를 이끄는 지도자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부패하고 타락한다면 그 결과는 뻔한 것이다. 그래서 부정부패하고 시정잡배와 같은 그릇된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갖은 인물들은 국민의 이름으로 퇴출되어야 마땅하다.
요즘 정치권을 보면 한마디로 가관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아마추어 정치인들이 무슨 개그대회를 열었나 싶을 정도로 수준이하의 상황극을 연출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에 들어섰지만 정치만은 늘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는 것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이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방죽을 흐리게 한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여당의 전임 대표라는 젊은 정치인이 보여주는 작태는 한마디로 목불인견이다. 도대체 무엇을 하자는 이야기인지 알다가 모를 지경이다. 이곳저곳 온갖 신문방송을 찾아다니며 갖은 변명과 험담, 궤변으로 연일 쌈판을 벌이고 있다. 자기주장만 늘어놓고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성상납의혹 등을 질문하면 대부분 딴전을 피우고 있다. 윤리적이고 본질적인 물음에는 구렁이 담 넘어 가듯이 하면서 대통령을 포함하여 자기 당의 반대세력들에게는 가혹하리만큼 몰아세우고 있다. 그것도 지나간 일들을 늘어놓으며 새 정부의 발목을 잡고 늘어지는 형국이다. 과연 이런 정치인이 그리는 대한민국은 무엇인지 자못 궁금하다. 교도소에 들어앉아 있는 사람은 이 인물에게 성상납을 했다는지 접대를 했었다느니 하면서 폭로전을 펼치고 있다. 그런데도 동문서답이나 하며 좌충우돌하면서 가처분 신청과 본안소송을 내며 마치 정의로운 사람인양 국민을 향해 온갖 교언영색을 쏟아놓고 있다. 추잡한 싸움과 언행에 국민들은 이미 식상해 있다. 지금까지 이런 정치풍토는 없었다. 정치인의 이중성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는 지적이 거세다. 이런 감동을 주지 못하는 작당 정치인들은 하루속히 정치판에서 퇴출되어야 한다. 자칫 국민 불행의 단초가 되고 대한민국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예사롭게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야당이 제대로 돌아가는 것도 아니다. 이른바 법카문제, 대장동문제, 변호사비 대납문제 등 온갖 불법 비리 사건이 눈만 뜨면 속보로 전해지고 있다. 어느 것은 공소시효가 다가오고 있다고 하는데도 아직도 ‘수사 중’이다. 일반 서민 같았으면 벌써 교도소에 들어앉아 있을 사안인데도 그렇다. 권력자들에게는 약한 법인지 아니면 철저한 수사를 위해 신중한 처리절차를 밟고 있다는 이야기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를 둘러싼 수사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정국은 또 한 차례 소용돌이가 휘몰아칠 것은 명약관화하다. 문제는 불법과 비리를 저지르지도 않았는데 공권력이 나서서 올가미를 씌우고 있느냐는 점이다. 우리 속담에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느냐’는 말이 있다. 이것저것 드러나는 것은 보면 단순사안은 분명 아니라는 사실을 직감할 수 있다. 주변 인물들은 이미 감옥에 들어앉아 있거나 해외로 나갔다. 상황논리로 보아도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다. 일부는 세상을 떴다. 어쩌다가 대한민국 정치판이 이 모양 이 꼴로 본질을 벗어나 추한 문제로 소모적인 나날을 보내야 하는지 참으로 안타깝고 한심하기 그지없다. 정치혐오증만 날로 심해지고 있다.
지난 19일 세종시 대통령기록관에 대한 전격 압수수색이 벌어졌다. 월성원전 조기폐쇄문제와 탈북어민 강제북송의혹 등과 관련해서 전 정권의 청와대의 의사결정과정을 보기 위해서라고 한다. 분명 무엇인가 문제가 드러나고 있기 때문임이 틀림없다. 30년 이후에나 들여다볼 수 있다는 문건을 고등법원의 영장을 받아 전격 압수수색하는 것을 보면 결코 단순치 않은 사안임이 분명하다. 범법과 불법사실이 있다면 법대로 처리하면 된다. 정치탄압이니 뭐니 하면서 허튼 수작을 부리는 세력들이 존재한다면 이는 대한민국에서 적폐 척결대상 1호임을 자임하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보고 시점 조작혐의와 관련 전 정권의 비서실장 등 3명이 대법원의 무죄취지파기 환송, 무죄확정의 판결을 받았다. 이는 적폐몰이에 억울한 희생양이 되었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법 앞에는 모든 국민이 평등하다. 권력자라고 예외가 아니다. 무죄인데도 오랫동안 고통을 받는 억울한 희생양을 만들어서는 결코 안 되지만 그렇다고 불법행위자들을 눈감아주어서는 더더욱 안 된다. 특히 권력자들은 가중 처벌해야 한다. 전직 대통령들이 옥고를 치렀거나 치르고 있는 나라가 아닌가 말이다. 법 앞에는 예외가 없다. 법대로 하면 된다. 윤리강령은커녕 인권을 유린하고 잔혹한 범죄행위까지 저질렀다면 이에 상응한 법적 처벌을 그 누구도 받아야 한다.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누가 범법자들인지를 말이다.
이런 저간의 문제는 공인의 윤리의식이나 도덕불감증에서 비롯된다. 국민을 무서워하고 국민을 위해 청렴하게 봉사 헌신하고자 하는 의식이 결여된 때문이다. 권력자로서 국민위에 군림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다가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는 세월을 보낸 탓이다. 국민을 한순간 속일 수 있지만 준엄한 역사는 결코 속일 수 없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지금 대한민국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추한 모습들은 자라나는 후대들이 보고 배워서는 안 되는 일들이다. 기성세대들의 자성과 각성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청년정치를 부르짖으며 나선 설익은 인물들의 추태 또한 ‘아니올시다’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정치권의 추태는 공인의 윤리의식과 도덕불감증, 탐욕과 교만이 불러오는 술수정치의 산물로 척결되어야 할 적폐 중에 적폐임이 분명하다. 올바르지 못한 정신과 그릇된 윤리의식으로 이중성을 보이는 공인들의 각성은 당연하다. 나아가 이런 인물들은 하루속히 국민 앞에서 사라지길 촉구한다.
2022-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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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
115년 만에 중부지방 일대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면서 엄청난 피해를 보았다. 수도권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7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도로와 지하철이 침수되고 산사태가 발생해 재산피해도 컸다. 서울 강남일대는 물바다를 이뤘다. 참으로 황당한 사태를 빚었다. 강남역을 중심으로 용량을 감당하지 못하는 배수시설로 인해 물이 빠지지 않고 역류를 하다 보니 도로가 물바다를 이룬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중국이나 일본의 집중호우에 대한 피해가 남의 나라 이야기인 것처럼 들렸지만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주었다. 한마디로 물 폭탄을 견뎌낼 재간이 없었다. 강원도 쪽에서도 커다란 돌덩어리가 마치 종이배처럼 급류에 흘러갈 정도였다. 반지하나 맨홀에서 황당한 사망사고가 발생해 안타까움도 더했다. 강남에는 시간 당 140밀리의 비가 쏟아졌다. 홍수피해가 극심할 수밖에 없었다. 대전과 청주, 군산까지 물난리를 겪었다. 이제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님을 확인했다. 준비를 미리 해 두면 근심걱정이 없다는 뜻의 고사성어인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가 없다면 자연재해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집중호우에 물바다를 이룬 강남 침수원인에는 빗물터널이 6개에서 1개로 축소되고 빗물펌프장도 집값이 떨어진다며 유야무야됨에 따라 기반을 다져놓지 못한 때문으로 드러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유비무환을 생각하지 못하고 눈앞의 이익만을 생각한 것에 다름 아니다. 행정기관이나 주민들 모두가 이처럼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올 것이라는 사실을 간과한 채 대비를 하지 못한 것이다. 지난 2011년에도 똑같은 침수가 있었는데 알면서도 피해를 당한 것이다. 강남역 일대는 상습적인 침수구역으로 지목되고 있는데도 개선은커녕 속수무책으로 침수피해를 당했다. 이런 물난리는 근본적으로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는 한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상기해야한다. 주택 상가 침수피해만도 3,819채로 집계되고 차량도 6,000여대가 침수됐다. 피해자들은 그야말로 망연자실이다. 집중호우는 수도권에 집중되긴 했지만 강원도 충북일대에도 수마를 남겼다. 홍수에 대비하는 자세가 자칫 요식행위에 그친 채 안일하게 대처해 온 것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한다. 서울의 강남이 10년의 허송세월을 한 것을 보면 안전의식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 안전대책예산을 무책임하게 잘라 다른 곳으로 전용하는 우를 범해 왔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본과 중국에서 물난리를 겪고 심지어 베트남 하노이도 36년 만에 최대 강우량을 기록하며 물난리를 겪었다. 필리핀 세부도 마찬가지였다. 이것을 보면 동남아시아 전 지역에서 위아래를 오가면서 집중호우가 쏟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번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는 앞으로 유사한 자연재해가 자주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고편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다 8호 태풍까지 일본을 향하고 있다. 또다시 집중호우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려되는 것은 기록적인 물 폭탄으로 약해진 지반으로 인해 다시 폭우가 쏟아질 경우 연쇄적인 산사태나 붕괴우려가 높다는 점이다. 취약지역을 다시 점검하고 대비를 해야 한다. 방심을 하거나 만심을 하다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점을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한다. 이번 기록적인 집중호우는 이런 점에서 유비무환 자세의 중요성과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2022-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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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다는 입추! 모두가 유난히 무덥고 후덥지근한 날씨 탓에 지쳤다. 하지만 자연의 순리는 어김없이 여름은 보내고 있다. 올 여름은 코로나마저 다시 극성을 부려 자유로움을 만끽하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둡게 했다. 그래도 예전 분위기와는 사뭇 달라졌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어도 거리낌 없이 환담을 하고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는 모습들이 마치 코로나가 종식된 듯 느껴지는 요즘이다. 마스크는 습관처럼 쓰고 다니지만 코로나를 잊은 듯하다. 아무튼 엄청난 변화의 시대 잃어버린 것들을 다시 되찾기 위해 모두가 안간힘을 다하는 듯하다. 여름휴가도 예전처럼 이어지고 있고 모든 것들이 일상을 되찾아 가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는 물가폭등이란 상처를 남기고 있다. 마음 졸이게 하던 태풍도 일본 쪽을 강타해 많은 피해를 낳았지만 우리나라는 무더위를 식히면서 비켜가고 단비만 내리고 갔으니 참 다행이다. 이제 풍요로운 가을을 맞을 마음만 준비하면 된다.
가을을 향한 마음은 추석과 같이 한다. 다음달 10일이 추석이니까 참 빠른 것 같다. 8월이란 달이 빠르게 지나가는 듯하다. 올해는 지방선거와 대선이란 큰 선거를 치렀다. 정권이 교체되고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 8월이 빠른 것이 아니라 세월이 빠르게 지나고 있다. 자치단체장들이 대거 교체되고 대통령도 교체되어 중앙이나 지방정부도 많은 변화가 이어지고 있지만 가을 향한 풍요로운 마음 같은 여유가 보이질 않는다. 물가는 폭등하고 부동산은 휘청거리고 서민들의 삶은 더 팍팍해지고 있으니 입추를 맞는 마음이 어둡기만 하다. 무엇인가 역동적이고 활기찬 사회상을 기대하고 인내하고 살아왔지만 무엇 하나 제대로 풀리지 않고 있으니 답답한 심경이 아닐 수 없다. 서민들의 삶이 그렇다. ’투잡‘, ’쓰리잡‘을 해야 먹고 살수 있다는 하소연이 예사롭지 않은 경제상황을 엿보게 한다.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대로 가다가는 무슨 일이 나는 것 아닌가 걱정이 앞선다. IMF의 악몽이 떠오른다는 주변의 말들이 단순하게 들리지 않은 이유이다.
이런 나라꼴이 이어지고 있는데도 정치는 늘 밥그릇 싸움에 혈안이 되어 있다. 집권여당이라는 정당의 꼴을 보면 마치 삼류영화를 보는 듯하다. 퇴출수순을 밟고 있지만 대표라는 작자는 갖은 몽니와 투정을 부리며 노상 꼴불견을 연출하고 있다. 무슨 성상납 의혹이니 증거인멸이니 하면서 추한 모습을 보이더니 이제는 아예 이런 것들은 자신과 전혀 관계없는 듯이 행동을 하고 있다. 아무 문제가 없는데 윤리위가 징계를 하고 아무 문제가 없는데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다는 말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윤리에는 공소시효가 없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못 궁금하다. 대표라는 인물이 이럴 진데 집권정당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었겠는가는 불문가지이다. 정치세력을 키우기에만 골몰하고 대통령과 맞장 뜨려는 식의 언행을 일삼고 있으니 인성과 품성을 곱게 볼 수만은 없다는 여론이다. 눈만 뜨면 총질만 해대고 있다. 언론은 이를 침소봉대하고 있으니 삼류영화는 끝날 줄 모르고 있다. 비정상의 연속이다.
독일 시인 안톤 슈낙이 1941년 펴낸 젊은 날의 전설에 실린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란 산문이 작금의 우리 주변상황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안타깝게도 경기도 이천병원에서는 화재가 발생해 5명의 환자와 간호사가 목숨을 잃었다. 이 무더운 여름날 참으로 불행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를 슬프게 하는 사고다. 경기도 이천에는 물류창고 화재 사건 등 화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참으로 이해가 어려운 대목이다. 해마다 대형 화재사고로 인명피해가 끊이질 않고 있으니 경기도 이천지역에는 별도로 보다 철저한 화재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을 듯싶다. 이를 통해 유비무환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인해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경기도 이천지역의 그동안의 화재참상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국민들이 고통을 겪고 힘든 삶을 살아갈 때에는 희망을 주는 그런 인물이 절실하다. 과거에 IMF 경제위기 시절에는 골프선수 박세리가 있었고 메이커 리그의 박찬호, 류현진이 있었고 최근에는 유럽축구의 손홍민이 있다. 2002년에는 월드컵 4강신화의 감동이 있었다. 이런 드라마 같은 감동적인 순간들이 국민들에게 청량제가 되었다. 그러나 요즘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특히 정치에 관한한 추악한 모습들만 연속되고 있다. 늘 싸움판이다. 특히 야당의 내로라하는 국회의원의 과거 행적을 둘러싼 의혹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런데도 아직도 ’수사 중‘이다. 다른 사람들이었으면 벌써 수 십 번은 교도소에 갈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감동은커녕 거짓말 퍼레이드를 보고 있다. 과연 법대로 할 것인지 아니면 두루뭉술 끝날 것인지 국민들은 감동 없는 수사드라마를 하염없이 지켜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아까운 목숨들이 4명이나 사라졌다. 과연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관련 당사자들이란 점에서 그렇다. 참으로 비극이자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다.
코로나사태와 경제난, 고물가, 고금리, 저출산고령화, 취업난에 무더위까지 극성을 부리고 있는 이 여름은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았다. 여기에다 교육개혁이니 뭐니 해서 평지풍파도 일으켰다. 심지어 공무원인력감축이란 명분을 내세워 기존 공무원들의 업무상황이 힘겹게 되어버렸다. 시험을 분비하던 공시생들도 한마디로 뻥 쪄버렸다. 번갯불에 콩 볶아 먹는 식의 개혁은 부작용만 낳을 뿐이다. 일선 말단 공무원들의 현업현장을 가보라. 지금의 상황이 결코 정상적이지 않음을 여실히 볼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은 순리에 의해야 한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입추를 거쳐 가을을 향하는 자연의 섭리와 순리처럼 모든 것들은 변칙과 편법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코로나로 지친 국민들도 이제 코로나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와의 공존을 택하고 있다. 명심보감에도 역천자(逆天者)는 망하고 순천자(順天者)는 흥하리라 했다.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자는 망하고, 하늘의 뜻을 따르는 자는 흥한다는 말이다. 정치가 됐건 경제가 됐건 모든 것이 순리에 어긋나면 탈이 나게 된다. 법이 있으면 법대로 하면 된다. 권력자이든 일반 국민이든 법은 똑같이 적용된다. 법을 어긴 권력자는 단호한 심판이 뒤따라야 된다. 지금 검찰과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을 보면 정치권력의 불법행위로 인한 폐해가 엄청나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입추를 지나 가을로 향하는 길목에 서서 국민들을 슬프게 하는 것들을 하나하나 해소해야 한다. 나라꼴을 바로 잡으려는 노력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2022-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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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1957년 개봉된 로맨스와 모험, 전쟁을 주제로 한 영화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란 작품이 있다 영어로 'For Whom the Bell Tolls'이다. 이 작품은 20세기 미국 문학을 개척한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작품을 영화화한 것이다.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한 웅대한 현대의 서사시라 할 수 있다. 헤밍웨이는 내전이 발발하자 통신사 특파원 자격으로 직접 취재했고 그 경험을 살려 이 소설을 썼다. 그는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전쟁의 잔혹함과 비인간적인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이전 작품에서 드러나지 않던 공동의 가치나 연대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사실 이 작품의 제목은 영국 성공회 신부 존 던(1572~1631)이 병상에 있었을 때 병과 고통과 건강을 주제로 쓴 기도문의 하나이다.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이 있는 해명, 종의 상징에 의해 중후한 맛을 주는 시이다. 그 일단을 보면 "어떤 이의 죽음도 나 자신의 소모려니 그건 나도 또한 인류의 일부이기에, 그러니 묻지 말지어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느냐고, 종은 바로 그대를 위하여 울리는 것이다.“ 이 작품의 행간의 의미는 따로 있지만 단순히 살펴보더라도 심오하고 중후한 함축의미를 던져주는 것은 분명하다.
대한민국 사회의 진통이 정권이 바뀌어도 멈추질 않고 있다. 한마디로 정리정돈이 잘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헝클어질대로 헝클어진 나라꼴이 쉽사리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정치와 경제, 사회 모든 곳이 대립과 반목, 갈등 일색이다. 콧잔등 아물 날이 없다. 눈만 뜨면 쌈질에다 비난과 몽니와 악담들이 난무한다. 가득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인데도 정치권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른바 총질만 해 대고 있다. 자기들끼리도 파편이 어디로 튈지 모른 채 몸만 사리는 형국이다. 여야 모두가 마찬가지다. 이들이 이른바 내부총질용으로 사용하는 내용을 볼라치면 등장인물들은 국민을 위하는 정치판에 나서지 말아야할 부도덕하고 몰상식한 인물들에 다름이 아니라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어떤 문제만 생기면 온갖 용어를 갔다 부치며 궁색한 변명과 역공으로 위기를 모면하려 한다. 이른바 책임을 통감하거나 반성하거나 사과를 제대로 하는 것을 볼 수가 없다. 잘못하고도 잘했다거나 아니라는 것이다. 사건은 일어나고 원인제공자는 분명히 존재하는데도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같은 내용만 반복적으로 되새기고 있다. 이들을 볼라치면 과연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의 종소리는 비극의 전조처럼 들린다.
요즘 정치와 경제, 사회 모든 분야가 진통을 겪으면서 서민들의 삶이 힘들어지고 있다.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오르고 있다. 집값은 곤두박질 치고 있다. 부동산의 이상 현상이 예사롭지 않다. 매물이 쏟아지는데 찾는 사람이 많이 않을 지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사기가 곳곳에서 판을 치고 있다. 특히 세종시의 경우 심각하다. 그동안 땅값은 전국에서 제일 많이 오르고 아파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개발붐을 타고 기대심리가 작동한 탓도 있지만 역시 투기세력들의 준동이 이를 부추겼다는 지적이 매우 크다. 수요가 없는데도 아파트값이 치솟는 기형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요즘 2억 원이 떨어졌다느니 하면서 가격하락 소식이 전해진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폭등소식이나 폭락 소식이나 전국적 현상이 되어가고 있다. 금리가 치솟으니 대출로 집을 산 서민들이 견뎌낼 재간이 없는 것이다. 앞으로 전개될 부동산 시장의 흐름도는 우리 사회 경제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개발붐을 타고 도시 곳곳에서는 아파트 재건축 등이 난무하니 과잉공급에 따른 부작용 속출도 예상된다. 2007년 미국의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모든 것이 뒤엉킨 상태가 부동산 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지적이 그래서 나오고 있다.
특히 세종시의 부동산 사기행각은 심각하다. 대지를 숙박용도로 속여팔고 있는가 하면 이주권을 이용한 아파트 분양사기 행각도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당연히 피해자가 속출할 수밖에 없다. 땅을 개발해 쪼개서 분양하는 이른바 기획부동산들의 사기행각은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그 실체가 드러나고 있고 집중타를 맞고 있다. 각종 개발행위가 넘쳐나는 세종시와 인근 외곽지역에는 멀쩡한 산들이 마구잡이로 난개발 되고 있는 현장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전원주택분양이니 숙박용 분양이니 하면서 인근 공주지역의 땅까지 세종시에서 교묘하게 분양하고 있다. 이는 훗날 사기행각이 들통 날 수 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버젓이 백주대낮에도 단속조차 받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이주권을 이용한 아파트 분양사기는 대전지역의 몰상식한 일부 부동산 중개업소와 세종시의 일부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협잡해 거간꾼들을 내세워 벌어지고 있다는데 그 심각성이 더하다. 20여억 원의 피해사례가 발생하고 재판을 하고 있지만 이미 돈은 날아가 버리고 난 뒤끝이다. 세종시에서 벌어지는 부동산 관련 사기행각은 도를 넘은지 오래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대목이다. 부동산 정책은 있지만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는지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요즘 대통령에 대한 여론조사가 화두가 되고 있다. 추락하고 있는 지지율 때문이기는 하지만 이제 3개월도 안된 정권을 향해 단거리 선수취급을 하고 있다. 아직도 4년 9개월 이상을 더 달려야 하는 장거리 마라톤 선수를 향해 왜 그렇게 늦게 달리냐며 안달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힘을 비축하고 장거리를 뛰는 선수답게 행동을 해야지 단거리 선수처럼 초반부터 무모하게 달리면 과연 장거리를 완주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면 그 답이 나온다. 쉽게 설명하면 그렇다. 여론조사를 한다고 나선 업체들도 공신력이나 생소한 업체들이 등장한다. 이들 업체들은 무슨 이유에서 인지 대통령의 지지율이 자꾸 떨어지는 여론조사를 내놓고 있다. 진짜 떨어진 것인지 아니면 조작적인 것인지 앞뒤가 맞지 않다. 불신도 매우 크다. 여론몰이를 하는 느낌도 떨칠 수 없다. 이른바 대통령을 흔드는 세력과 진영논리로 정치적 게임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세력들이 알게 모르게 작동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일부 언론들도 예외가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갈지자를 걷는 메이저언론들이 대한민국의 여론을 호도하며 정도언론의 길을 외면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알만 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정말 개혁이 필요하다. 만일 여론조작이나 지지율 조작 등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어둡게 하는 세력들이 존재한다면 이는 참으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불순세력이자 나라를 망치는 세력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릴 지는 불문가지이다. 반사이익을 챙기는 세력이 누구인지는 너무나 뻔한 이치이다. 대한민국을 비극으로 몰고 가려는 세력들은 척결되어야 한다. 여기에는 대한민국 정체성을 부정하는 언론도 예외가 아니다.
민중이 지팡이라는 경찰조차 과거에는 볼 수 없는 집단행동으로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경찰국 신설을 둘러싸고 항명사태를 빚었다. 파국은 모면했지만 이들의 저항은 일부 기득권세력들의 저항이라는 점에서 지탄을 받고 있다. 과거 정권에서는 정치세력의 무모한 요구에 순응하면서 순한 양이 되어 잘 따르던 집단들이 경찰국신설이란 문제가 무슨 경천동지할 일인 것처럼 선동하며 집단으로 저항을 하고 있는지 국민들은 의아해 하고 있다. 경찰대를 중심으로 한 기득권 세력들이 순경출신들의 진로를 가로막고 독식하다시피 하다가 무언지가 불이익이 감지되니까 난리를 피워대니 모순처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민중의 지팡이로 국민들의 신뢰를 먹고 사는 경찰이 본연의 자세를 잃는다면 이는 불행의 단초가 될 수 있다. 경찰인사도 합리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경찰 조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순경출신들이 불이익을 받는 인사구조는 차제에 대폭 개선되어 경찰민주화와 공정을 되찾아야 한다. 경찰대 출신의 7급채용은 부당한 처사다. 이는 멈추어야 한다. 이 제도의 종은 과연 누구를 위하여 울리는 지 살펴야 한다. 불공정과 비민주적인 제도라고 한다면 이 종을 울리면 안 된다.
작금에 울리는 종들이 과연 누구를 위하여 울리는 종인지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종말을 고하는 비극의 울림인지 아니면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희망의 울림인지를 살피고 있다. 국민들은 지금 대한민국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갈망하고 있다. 얼키고 설킨 정치와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새롭게 거듭 태어나는 신선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정치와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더하고 스트레스를 던져주는 트러블 메이커와 같은 인물들의 척결이나 퇴출을 원하고 있다. 누구를 위한 종인지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릴지조차 모르는 인물들이 비상식적이거나 부도덕한 모습으로 국민 분열을 일삼는다면 이는 대한민국의 불행이자 비극이다. 국민들은 이제 희망의 종소리를 듣고 싶어 한다. 눈물과 고통, 갈등의 추한 모습을 멈추고 이제 막 달리기 시작한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고 나라의 안정을 되찾아 국민을 위하여 희망의 종을 울리는 모습을 지켜보자. 그것이 국민들이 정권을 바꾼 이유이기 때문이다.
<누구의 죽음을 알리는 종소리인가>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는 헤밍웨이 소설 중 가장 방대한 작품으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는 보다 긍정적이고 원숙해진 헤밍웨이의 사회의식이 처음으로 발견되는 작품이다.
2022-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