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진표 완성, 이제부터가 진짜 선거다 — 미니 총선급 재·보궐까지 겹친 복합 선거
2026년 5월 15일 오후 6시, 6·3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후보자 등록이 공식 마감됐다. 시·도지사 16명, 기초단체장 227명, 광역·기초의원 대략 3,900~4,000명대, 교육감 16명, 그리고 국회의원 재·보궐 14명을 결정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대진표가 완성된 것이다. 이번 선거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14곳의 국회의원 재·보궐이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사실상 '미니 총선급' 복합 선거다. 한동훈·조국·송영길 등 여야 거물급 인사들이 정치생명을 걸고 뛰어들면서 판이 이례적으로 커졌다. 더불어민주당이 8년 만의 허니문 선거에서 2018년 압승을 재현할 수 있을지, 아니면 보수 결집의 파고가 판세를 뒤흔들지 — 역사의 추는 카운트 다운 시계 속에서 조용히 흔들리고 있다.
선거운동 기간은 5월 21일 공식 개시된다. 사전투표는 5월 29일과 30일 이틀간, 본 투표는 6월 3일 하루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그 짧은 레이스가 이제 막 시작됐다. 이 기간에 어떤 선거전이 펼쳐지느냐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수준을 결정한다. 지금 이 순간, 후보들의 선택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설화와 폭로전이 선거판을 뒤덮다 — 정책은 없고 공격만 남은 선거의 위험성
후보 등록 전후로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설화 리스크와 폭로전의 과열이다. 여야 모두 후보들의 입단속에 안간힘을 쓰는 국면에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만 홀로 SNS 메시지 수위를 점점 높이는 역주행을 보이자, 당내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지원 유세 과정에서 여러 설화에 휩싸인 뒤 스스로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겸손을 주문하는 상황에 몰렸다. 영남권을 중심으로 보수 결집 기류가 감지되면서 민주당 내부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 역사는 말실수 하나가 판세를 바꾼 사례를 수없이 기록해 왔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대전은요?' 한마디가 위기를 기회로 바꿨듯, 이번 선거에서도 막판 한마디가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 상대를 깎아내리는 폭로전은 유권자의 정치 혐오만 키울 뿐이다. 후보들은 지금 당장 정책으로 말하고 행동으로 증명하는 선거로 전환해야 한다. 선거판의 품격이 민주주의의 품격이다.
보수 결집·세대 균열·지역색 — 세 변수가 교차하는 판세의 이면
이번 선거 판세를 가르는 변수가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 첫째는 보수 결집이다. 부산시장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를 앞서지만, 조사기관마다 격차 편차가 크고, 대구시장에서도 민주당 김부겸 전 총리와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 간의 초박빙이 이어지는 등 영남권 보수 결집 여부가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둘째는 세대 균열이다. 20대는 남녀 간 성별 격차가 크고 무당층이 가장 많아 예측이 어려운 세대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개혁신당을 선택했던 청년 표심이 양자 구도에서 어느 방향으로 분산될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셋째는 미니 총선급 국회의원 선거다. 이번 지방선거와 동시에 14곳에서 미니 총선급의 국회의원 선거도 치러져, 투표율이 높아지면 예측 불가의 판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지역색 역시 건재하다. 호남은 민주당의 압도적 우위가 유지되는 반면, 영남에서는 보수 결집 기류 속에 이변의 가능성이 공존한다. 수도권과 강원 등에서의 중도층 표심이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를 가르는 최후의 변수다. 이 모든 방정식의 답은 오직 6월 3일 투표함이 열리는 순간에만 알 수 있다.
바람직한 선거전의 방향 — 후보와 유권자 모두에게 고한다
선거운동 기간 D-13의 카운트다운이 5월 21일 시작된다. 후보들에게 세 가지를 촉구한다. 첫째, 지역 현안을 중심에 놓아라. 에너지 위기로 치솟는 물가, 지방 소멸, 청년 유출 문제에 구체적 해법을 가진 후보가 진정한 준비된 후보다. 둘째, 폭로전 대신 정책 경쟁으로 전환하라. 흑색선전과 허위 사실 유포는 반드시 법적 책임으로 돌아온다. 셋째, 품격을 지켜라. 상대를 존중하면서도 자신의 비전을 명쾌하게 제시하는 태도가 진정한 지방 지도자의 덕목이다. 재·보궐 후보들에게는 더 엄중한 기준을 요구한다. 짧은 임기라도 그 의석에서 무엇을 남길 것인지를 선명하게 밝혀야 한다.
국민에게도 당부한다. 5월 29일·30일 사전투표, 6월 3일 본투표 — 이 소중한 권리를 결코 포기하지 마라. 투표를 포기하는 순간 내 지역의 4년을 남의 손에 내맡기는 것이다. 설화와 폭로가 넘쳐나는 선거판일수록, 조용히 후보의 공약과 자질을 따지는 한 표가 역사를 바꾼다. 후보 등록이 마감되고 이제 심판의 권리는 오롯이 국민의 손으로 넘어왔다. 그 권리를 현명하게 행사하는 것이 이 시대 시민의 책무이자,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길이다.










